최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마치 드라마 같은 전개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50년 전 창업주 두 분이 함께 심혈을 기울여 일구어낸 기업이 지금 이 순간에도 두 가문의 후손들에 의해 흔들리고 있으니, 그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 복잡한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두 가문의 동반 성장기

1975년 창업주 최기호, 장영신 두 분은 공동 출자로 고려아연을 설립했습니다.

최씨 가문은 제련 기술을, 장씨 가문은 자금 조달을 담당하며 시너지를 발휘했죠.

1990년대 말 영풍그룹으로 분리되기 전까지 두 집안은 ‘한 지붕 두 가족’으로 불리며 모범적 동업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2017년 정부의 순환출자 규제 강화가 분수령이 되었습니다.

영풍그룹과 고려아연의 복잡한 지분 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장씨 측이 서린상사 지분을 직접 취득하며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죠.

분쟁의 결정적 계기

2022년 최윤범 회장의 유상증자 결정이 불씨가 되었습니다.

한화, LG화학 등과의 지분 교환을 통해 우호 세력을 확보한 최 회장 측과 이에 반발한 장씨 측의 공방은 점차 격화되었습니다.

특히 2023년 서린상사 경영권 장악과 본사 이전 조치는 양측의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렸습니다.

장씨 측은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2조 원 규모의 공개매수를 단행하며 맞불을 놓았죠.

법정 공방의 세부 쟁점

현재 양측은 세 가지 주요 이슈를 두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1. 순환출자 논란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SMC가 영풍그룹 지분 10%를 취득한 것이 공정거래법 위반인지가 쟁점입니다.

장씨 측은 “탈법적 순환출자”라 주장하는 반면, 최 회장 측은 “해외법인 관련 현행법 미적용”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2. 집중투표제 적법성

소수 주주 의결권 강화를 위한 이 제도 도입 여부를 놓고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ISS 등 글로벌 기관은 반대, 국내 일부 기관은 찬성 입장을 보이며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3. 자사주 처리 문제

MBK 측은 3월 정기주총에서 자사주 전량 소각을 요구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입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주주 가치 훼손”이라 반박하며 또 다른 법적 공방이 예상됩니다.

파장과 전망

분쟁의 여파는 이미 실물 경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2024년 4분기 창사 첫 적자(312억 원)를 기록했으며, 주가는 52주 최저치(89만 원) 근처까지 추락했습니다.

2조 6천억 원의 차입금으로 인한 부채비율 95%는 회사의 미래 성장에도 걸림돌이 될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한국 기업사에 남을 중요한 사례로 평가합니다.

가족 경영의 한계를 넘어 전문 경영 체제로의 전환 필요성, 지배구조 개선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분석합니다.

법원의 판결은 단순히 한 기업의 운명을 넘어 국내 기업 거버넌스 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은유로 보는 고려아연

마치 잘게 갈라진 강물이 다시 합쳐지기까지 혼탁함을 겪듯, 고려아연의 현재는 혼란스럽지만 결국 더 투명한 기업 문화로 정화되는 과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두 갈래의 물줄기가 부딪히며 일으키는 거품은 단기적인 고통이겠으나, 장기적으로는 강의 흐름을 더욱 견고하게 다질 것입니다.

이 위기가 새로운 50년을 여는 초석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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