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일상 속에서 예수님의 초상화나 부처님의 조각상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교회에 가면 예수의 십자가 형상이나 마리아상, 불교 사찰에 가면 금빛 불상이나 벽화가 익숙하게 자리잡고 있죠.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알라’의 모습은 본 적이 없지?”
단순한 궁금증이었지만,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이슬람이라는 종교의 깊이를 느끼게 됐습니다.
오늘은 왜 알라(Allah)는 형상화되지 않는지, 그리고 왜 이슬람에서는 신의 모습을 그리는 일이 없는지 그 이유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이슬람은 왜 신의 형상을 금지할까?

이슬람에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은 ‘타우히드(Tawhid)’입니다.
이 말은 한마디로 말해 ‘하나님은 유일무이한 존재이며, 그 어떤 것도 하나님과 같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슬람에서는 어떤 형태로도 신을 묘사하는 걸 철저히 금지합니다.
단지 신의 얼굴을 그리는 걸 넘어서, 하나님을 시각화하려는 시도 자체가 신성모독으로 여겨집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인격화해서 그림으로도 표현하고, 불교에서는 부처의 형상으로 가르침을 전하지만, 이슬람에서는 ‘형상화 자체가 신을 인간의 틀 안에 가두는 행위’라고 보기 때문에 그 어떤 이미지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알라의 초상화는 왜 존재하지 않는가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역사적 문서를 찾아봐도 ‘알라의 그림’이나 ‘알라의 사진’ 같은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등장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리는 것 자체가 금기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단지 알라만이 아니라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조차도 초상화로 잘 표현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무함마드의 얼굴을 표현한 그림이나 영화가 만들어지면 전 세계 무슬림들이 항의하고, 때로는 큰 사회적 파장이 일어나기도 하죠.
이슬람 미술은 그래서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이 아닌 ‘칼리그래피(서예)’와 ‘기하학적 무늬’로 신성을 표현합니다.
이건 단지 전통적인 스타일이 아니라, 신에 대한 깊은 존중과 겸손에서 비롯된 표현 방식입니다.
왜 예수, 부처는 되는데 알라는 안 될까?

사람들이 가장 헷갈려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예수와 부처는 그림도 있고, 조각도 있고, 심지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기도 하죠.
그런데 왜 알라만 특별히 금지일까요?
그건 이슬람에서 신을 인간과 완전히 분리된, 절대적인 존재로 보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의 예수는 사람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온 신으로서 묘사되며, 불교의 부처는 인간이 수행을 통해 깨달은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의 형상’을 남기게 된 거고요.
하지만 이슬람에서는 신이 그 어떤 피조물과도 닮지 않았다고 믿기 때문에, 그를 형상으로 표현하는 건 불경스러운 행동이 됩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전통의 차이가 아니라 종교 철학의 근본적인 차이에서 오는 것입니다.
형상이 없는 것, 그 자체로 신성함
‘알라’의 그림이나 조각상이 없다는 건, 단순히 종교적 금기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건 곧 신은 인간이 감히 이해하거나 묘사할 수 없는 존재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수를 보고 위로를 받고, 부처를 보고 평온함을 느끼는 사람들처럼, 이슬람에서는 형상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그 신성을 더 크게 느낍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함을 믿는 그 신념이야말로 이슬람 신앙의 본질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