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여름철이 되면 도심 곳곳에서 ‘러브버그‘라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대량으로 출몰해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은 물론 전국적으로 러브버그 목격담이 급증하고 있는데요.
짝짓기한 채로 비행하는 독특한 모습과 떼로 몰려다니는 습성 때문에 혐오감을 느끼는 분들도 많지만, 사실 러브버그는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익충입니다.
러브버그, 왜 익충일까?
러브버그는 겉보기에는 불쾌감을 줄 수 있지만, 생태계 관점에서는 꼭 필요한 곤충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토양 정화와 비옥화
러브버그의 유충은 땅속에서 낙엽, 썩은 식물 등 유기물을 분해합니다. 이 과정에서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자연스럽게 환경을 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만약 러브버그 유충이 없다면 낙엽이나 식물 잔해가 쌓여 쓰레기로 남게 됩니다. - 꽃가루 매개와 먹이 사슬
성충이 된 러브버그는 꽃의 꿀을 먹으며 꽃가루를 옮겨 식물의 수분을 돕습니다. 또한, 어류, 새, 다른 곤충의 먹이가 되어 생태계 먹이사슬을 유지하는 데 기여합니다. - 사람에게 해가 없음
러브버그는 독성이 없고, 사람을 물지 않으며, 질병을 옮기지도 않습니다. 농작물에도 피해를 주지 않아 해충으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러브버그의 천적은?
러브버그가 최근 급격히 번식할 수 있었던 데에는 천적이 거의 없다는 점도 큰 원인입니다.
- 쓴맛과 산성 체액
러브버그는 체액에 쓴맛과 약간의 산성 성분이 있어, 대부분의 새, 거미, 곤충 등 포식자가 섭취를 기피합니다. 이 때문에 자연계에서 ‘무적’에 가까운 상태로 군집을 이루며 비행합니다. - 도시 생태계의 한계
도심에서는 천적이나 경쟁자가 부족해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천적이 자연스럽게 증가하거나, 군집 내 전염병 등이 발생해 개체 수가 조절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러브버그 대처법과 주의사항
이처럼 러브버그는 토양을 건강하게 만들고, 식물의 번식과 생태계 균형 유지에 이바지하는 대표적인 익충입니다.
러브버그가 불쾌감을 주더라도, 화학적 방제(살충제 사용)는 생태계에 더 큰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권장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꿀벌, 나비 등 다른 익충까지 사라질 위험이 있습니다.

살충제를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러브버그 개체 수가 줄어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번식해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습니다.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러브버그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특히 실내나 주변 환경에 살충제를 자주 사용할 경우, 사람과 반려동물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러브버그가 출몰하는 시기에는 물리적 차단(방충망, 끈끈이 트랩), 조명 최소화, 청결 유지 등 친환경적인 방법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연스럽게 개체 수가 조절될 때까지 잠시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 생태계 보호와 건강을 위해 더 현명한 선택입니다.
효과적인 대처법 정리
- 끈끈이 트랩 설치 : 불빛 주변에 끈끈이 패드를 설치해 유입을 막기
- 방충망 보수 : 창문이나 문틈의 방충망을 꼼꼼히 점검
- 어두운 색 옷 착용 : 밝은 색에 끌리므로 야외활동 시 어두운 옷 입기
- 물뿌리기 : 달라붙은 러브버그는 물을 뿌리면 쉽게 떨어짐
- 조명 최소화 : 야간에는 조명 사용을 줄이고, 가능하다면 노란색 조명 사용
- 차량 속도 줄이기 : 러브버그 사체가 차량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으므로 출몰 지역에서는 속도를 줄임
참고
러브버그의 성충 수명은 3~7일로 매우 짧고, 장마가 끝나고 날씨가 건조해지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잠시 불편하더라도 생태계에 이로운 곤충임을 이해하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러브버그는 우리 생태계에 꼭 필요한 익충입니다.
불편함을 느끼더라도,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