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끼던 보조배터리가 예고 없이 고장
저는 촬영 현장이나 외부 작업이 많은 편이라, 고출력 보조배터리를 자주 사용합니다.
2024년 10월 21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UGREEN 25,000mAh 145W 고속충전 보조배터리를 구매했고,
2024년 11월 11일에 수령하여 지금까지 약 8개월간 잘 사용해왔습니다.

가격은 약 7만원대로, 적당히 할인된 수준이었고 성능도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최근 아무런 예고도 없이 LED도 안 켜지고, 충전도 되지 않는 고장이 발생했습니다.
사용 환경은 분명히 정상


저는 이 제품을 항상 파우치에 보관하며 먼지나 습기를 차단했고,
충격을 주거나 떨어뜨린 적도 없습니다.
충전도 정품 PD 충전기로만 했고, 포트 상태도 눈으로 보면 깨끗하고 이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무런 전조 없이, 보조배터리가 완전히 작동을 멈췄습니다.
고장 발생 당시의 상황

- 외출 중 스마트폰을 보조배터리에 연결했는데,
스마트폰에 “USB 포트에 이물질 또는 습기 감지” 메시지가 떴습니다. - 다시 연결해도 충전이 되지 않았고,
보조배터리의 전원 버튼을 눌러도 LED는 켜지지 않았습니다. - 충전기를 꽂아도 아무 반응이 없었고, 스마트폰 출력도 전혀 없었습니다.
- 고장이 인지된 당시 배터리 잔량은 85%~92% 사이로 기억합니다.
6시간 후, 여전히 따뜻했습니다

- 사용이 안 되는 상태에서 가방에 넣어두고 6시간 후 확인해보니,
보조배터리 상단 충전부 주변이 미지근하게 따뜻했습니다. - 충전도, 출력도 안 되고 전원도 꺼진 상태인데 발열이 지속됐다는 건
내부에서 뭔가 이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24시간이 지나도 식지 않는 미열

- 하루가 지나서 다시 만져봤는데도, 보조배터리는 여전히 따뜻했습니다.
- 완전히 꺼진 상태에서 발열이 계속된다는 건,
내부 회로나 셀에 문제가 생겨 전류가 비정상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 이 상태에서 충전하면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충전 시도는 하지 않았습니다.
직접 해본 복구 시도
시도 |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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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버튼 10초 이상 길게 누르기 | 반응 없음 |
USB 포트로 스마트폰 출력 테스트 | 충전 안 됨 |
충전기 연결 | LED 무반응 |
미열 상태에서 대기 | 24시간 이상 발열 지속 |
고장 원인 분석 (추정)
원인 가능성 |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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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포트의 순간 쇼트 | 스마트폰에서 “이물질 감지” 메시지 발생, 쇼트 가능성 |
보호 회로의 작동 | 전기 이상 감지 후 출력·충전 차단 |
MCU 회로 오류 | 회로가 멈추며 전류 일부가 흐름 → 발열 유지 |
셀 불균형 또는 손상 | 일부 셀 이상으로 보호 회로 발동 가능 |
리튬보조배터리, 고장보다 무서운 건 ‘위험 신호 무시’
이 제품은 스마트 보호 회로가 내장된 프리미엄 제품이었기 때문에,
보통 고장이 나도 내부적으로 안전장치가 작동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LED도 켜지지 않고, 출력도 없는데 발열만 지속된다면,
이건 리튬 셀 내부의 불안정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폭발이나 연소 사고의 대부분은
“꺼졌는데 따뜻한 상태”에서 충전 시도를 하면서 발생합니다.
알리익스프레스 구매의 한계
- 저는 이 제품을 알리에서 구매했고, 수령일 기준으로 약 8개월이 지났습니다.
- 알리는 보통 구매 후 15~75일 이내까지만 분쟁 또는 교환이 가능합니다.
- 따라서 이 경우는 AS나 보증 대상이 아니며, 사실상 수리 불가 상태입니다.
- 국내 정식 판매처에서 구매한 제품이었다면 1년 무상보증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직구 제품은 그런 점에서 취약합니다.
고출력 보조배터리 사용자에게 드리는 팁
예방 팁
- 여름철에는 충전 직후 바로 파우치에 넣지 말고, 충분히 식힌 후 보관
- 포트에 먼지, 습기, 금속 이물질이 없는지 육안으로 확인
- 스마트폰에서 “USB 포트 이물질 감지” 메시지가 뜬다면 즉시 사용 중지
- 꺼진 상태에서 발열이 계속되면 절대 충전하지 마세요
복구 시도 순서
- 전원 버튼 10초 이상 눌러보기
- 저속 충전기(5V 2A)로 30분 충전 시도
- 출력 포트 테스트
- 모두 실패하면 폐기 또는 비상 사용 중단
폐기 시 주의


- 모든 단자에 절연 테이프 부착
- 종이상자 또는 플라스틱 박스에 담아 보관
- 지자체 폐건전지 수거함에 배출
마무리하며
성능도 좋고 만족스럽게 사용하던 보조배터리였는데, 이렇게 예고 없이 고장이 나버리니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실망감이 컸습니다.
특히 항상 파우치에 보관하고 깔끔하게 사용해온 제품인데,
고장이 나고 나니 그동안의 관리가 무슨 의미였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더 아이러니한 건, 2016년에 구매한 샤오미 1세대 20,000mAh 보조배터리는 지금까지 멀쩡하게 잘 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1년도 안 된 유그린 보조배터리는 고급형 모델임에도 이렇게 갑자기 고장이 나니,
결국 이런 건 복불복, 뽑기운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느낀 건,
제품의 브랜드나 가격, 사용 습관과는 별개로 예외는 항상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해외직구 제품은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도 다시 체감하게 됐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계시다면,
작은 변화 하나라도 넘기지 말고 제품 상태를 꼭 확인해보시길 권장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