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에서 가장 안타까운 뉴스는 단연 홈플러스의 영업 중단 소식일 것입니다.

오늘(13일)을 기점으로 전국 매장이 임시 휴업에 들어가면서 많은 분들이 당혹감을 느끼고 계실 텐데요.

뉴스를 접하고 나니, 얼마 전 직접 방문했던 매장의 낯설었던 풍경이 다시금 떠올랐습니다.

오랜만에 방문했던 낯선 징후들

지난 5월, 일정이 있어 광주에 방문했을 때 거의 2년 만에 홈플러스 매장을 찾게 되었습니다.

늘 다니던 부산의 매장들을 생각하며 들어선 대형마트였지만, 진열대의 모습은 평소 알고 있던 것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전원이 꺼진 냉동 쇼케이스에 식품 대신 프라이팬이 진열되어 있던 지난 5월 광주 홈플러스 매장

가장 의아했던 곳은 냉동·냉장 쇼케이스 코너였습니다.

신선식품이나 냉동식품이 자리하고 있어야 할 냉동 평대에 락앤락 프라이팬들이 줄지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냉장고의 전원은 꺼둔 채 사실상 철제 선반처럼 사용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텅 빈 진열대를 자사 PB상품으로만 가득 채워놓은 지난 5월 광주 홈플러스 매장 모습

음료 코너 역시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들로 채워져야 할 넓은 매대가 홈플러스 자체 브랜드(PB)인 ‘simplus(심플러스)’ 커피 단일 품목으로만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진열된 상품들이 보여준 극심한 자금난

당시에는 그저 독특한 진열 방식이거나 내부 사정으로 인한 임시 조치인가 보다 하고 넘겼습니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이를 신규 물품 공급이 끊겼을 때 텅 빈 진열대를 감추기 위해 창고에 남은 공산품이나 PB상품으로 공간을 메우는 이른바 ‘빈 매대 채우기(Facing)’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당시 현장에서는 이미 심각한 자금난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었던 셈입니다.

현재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휴업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극심한 자금 고갈에 있습니다.

지난 7월 초 법원이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고, 채권단을 통한 긴급 자금 수혈마저 무산되면서 매장을 유지할 최소한의 운영비마저 바닥난 상태라고 합니다.

기습 셧다운, 남겨진 사람들의 혼란

가장 우려되는 것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사전 고지 없이 급작스럽게 내려진 휴업 지시로 인해 마트 직원들은 물론, 마트 내에 입점해 영업을 이어가야 하는 임대 매장 점주들이 큰 혼란과 막막함을 겪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우리 일상과 가까이 있던 대형마트가 이런 위기를 맞이했다는 사실이 참 씁쓸합니다.

향후 법원의 추가적인 결정에 따라 파산 절차 등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모쪼록 직원들과 입점 점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상황이 매듭지어지기를 바랍니다.

당분간 마트 방문을 계획하셨던 분들은 헛걸음하시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인근 매장의 영업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시길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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