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되나? 정부 논의 시작됐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왜 폐지 논란이 불거졌을까?

지난 몇 년간 조용했던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가 이 제도의 폐지 혹은 축소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직장인들과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매년 연말정산 시즌마다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주요 수단으로 여겨져 왔던 이 제도, 대체 왜 없애려는 걸까요?

신용카드 소득공제란?

먼저 신용카드 소득공제의 개념부터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총급여의 25%를 초과하여 신용카드로 사용한 금액에 대해 일정 부분을 근로소득에서 공제해주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카드 결제를 통해 세금을 줄일 수 있었고, 현금보다 카드 사용을 더 선호하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대중교통비, 전통시장 이용금액 등은 더 높은 공제율이 적용돼 왔죠.

그런데 왜 폐지를 추진하는 걸까?

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폐지 또는 축소하려는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 있습니다.

1. 한시적 제도의 목적이 이미 달성됐다
   • 이 제도는 2000년대 초 카드 대란 이후 지하경제 양성화를 목적으로 도입됐습니다. 당시엔 카드 사용을 유도해 현금거래를 줄이기 위한 정책적 수단이었죠.
     하지만 2020년대 현재는 카드 사용이 이미 일상화되어, 더 이상 정책 유인이 필요 없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입니다.
2. 고소득자 중심의 혜택 구조
   • 실제 신용카드 사용액이 클수록 공제받는 금액도 커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게 됩니다.
     정부는 이런 구조가 조세 형평성을 해친다고 보고 있습니다.
3. 조세지출 부담 증가
   • 신용카드 소득공제로 인해 매년 수조 원대의 세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주요 원인입니다.
     국가 입장에선 줄어든 세수를 다른 방식으로 보충해야 하고, 재정 건전성을 고려할 때 점차적으로 손봐야 할 항목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4. 세제 간소화 필요성
   • 신용카드 외에도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제로페이 등 다양한 결제수단에 대한 공제 항목이 너무 복잡해졌습니다.
     이제는 단순하고 효율적인 세제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민들 반응은?

하지만 국민들 입장은 사뭇 다릅니다.

대부분의 근로소득자들은 이 공제를 통해 수십만 원의 세금 환급 혜택을 받아왔고, 특히 자영업자나 프리랜서처럼 연말정산이 민감한 직군에서는 사실상 생활 필수 제도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장려해놓고, 이제 와서 없앤다는 게 말이 되냐”는 불만이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특히 대체 혜택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폐지를 추진하는 방식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현재로선 완전 폐지보다는 단계적 축소나 다른 제도로의 전환이 유력합니다.

정부 내부에서도 여론을 의식해, 공제 한도를 줄이거나 특정 항목만 정비하는 방향으로 타협을 모색하는 분위기입니다.

관련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정치적 합의도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2025년 또는 2026년 이후로 유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결국 또 국민만 손해보는 ‘조세정의’?

결국 이번 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 논의는 형평성, 효율성, 세수 확보라는 그럴듯한 명분 뒤에 국민 부담을 떠넘기려는 조치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20년 넘게 “카드 쓰면 절세된다”고 유도해놓고, 카드 없이는 생활이 어려운 사회를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공제 혜택은 빼겠다는 건, 책임 회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제도가 없어져도 서민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이나 보완책은 전혀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늘 그래왔듯, 조세제도 손질은 서민부터 조이는 방식으로 시작되고, 이득을 보는 쪽은 정작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는 자본계층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조세 정의를 외치면서도, 정작 국민에게 주어진 작은 혜택조차 뺏어가려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그건 더 이상 ‘개편’이 아니라 일방적 희생 강요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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